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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9월

친구이야기 (某씨) : 모두 저마다 외로운

 

모두 저마다 외로운

 



아무도
밖에 나오면 된다고 했다

문을 잠그고 자기 살을 파먹는다 몸은 점점 헐렁해진다

파먹을수록 안은 넓어지고 나는 자유로워진다

안에 마침내 바다가 생겼다 바다에는 하늘이 담겨있다

나는 하늘로 두둥실 떠오른다 투명해진 몸을 통해 바깥이 보인다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같은 전철 같은 같은 쪽을 향한 눈동자 눈동자 

같은 석양을 본다 

각자에게 특별한 어디에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저마다 열심히 외롭다

태양이 벗어 놓은 빛은 여러 가닥으로 닻줄을 풀어

겹의 보라를 만난 겹의 빨강이 만 쪽의 주홍빛 파편으로 강에 쏟아진다 

하루 치 만족과 하루 치 후회를 지고 가라앉는 태양 

부시게 바스라져 물에 잠기다가

각자에게 특별한 누구나 지닌 문제에 침몰된 눈동자 눈동자 보고

시선의 멜로디마다 귀를 기울인다

 

파랑새 마리 날아온다 지가 너무 아름다워 애련한  

무감한 세상을 쓸쓸히 내려본다

멀리 파랑새 무리 모였다 흩어졌다 또다시 모이며 

오선지 그린다

태양은 파랑새 무리의 연주에 따라 파장을 모았다 펼치며 

화음을 찾는다  

파장의 베이스를 조율하는 노을은

결의 남색과 결의 녹색이 담긴 빛의 노랑과 파랑 깃털로 

오선지에 야상곡을 잣는다

같은 전철 같은 나란히 앉은 파랑새 닮은 눈동자 눈동자 

스스로 너무 애련해 외로운 시선마다 조율된 빛을 건낸다

 

망각만큼 까아만 밤에도 지워지지 못하고 떠다니는 악몽 색 풍선 

속에서 각자 배꼽에 박고 못들고 있다 

배꼽은 자꾸 커져 풍선을 가득 채운다 

배꼽이 커질수록 다른 풍선은 보이지 않고 

다른 풍선이 가려질수록 배꼽은 커진다 

풍선 조만간 터지겠다 각자 

악몽이 토한 색색깔 섞여 까망이 되겠다

망각처럼 너그러운 까망일까 비가 오시면 조금 닦일까

 

나의 둥근 몸뚱이 점점 가벼워지고 점점 투명해진다

올라가다 올라가다 먹먹한 충격 거대한 덩어리 아무런 저항도 없이

먼저 도착한 투명한 몸뚱이 클라우드 이제 없고 있다

 

비가 내리시겠네 각자 길을 함께 각자 내려가면 되겠네

우리 지나는 길만이라도 까망이 조금 엷어질까 

집에 가면 이제 문이 열려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