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저마다 외로운
문을 잠그고 자기 살을 파먹는다 몸은 점점 헐렁해진다
파먹을수록 몸 안은 더 넓어지고 나는 자유로워진다
내 안에 마침내 바다가 생겼다 그 바다에는 하늘이 담겨있다
나는 그 하늘로 두둥실 떠오른다 내 투명해진 몸을 통해 바깥이 보인다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같은 전철 같은 칸 같은 쪽을 향한 눈동자 눈동자
같은 석양을 본다
각자에게 특별한 어디에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저마다 열심히 외롭다
태양이 벗어 놓은 빛은 여러 가닥으로 닻줄을 풀어
천 겹의 보라를 만난 천 겹의 빨강이 만 쪽의 주홍빛 파편으로 강에 쏟아진다
하루 치 만족과 하루 치 후회를 지고 가라앉는 태양
눈 부시게 바스라져 물에 잠기다가
각자에게 특별한 누구나 지닌 문제에 침몰된 눈동자 눈동자 보고
그 시선의 멜로디마다 귀를 기울인다
파랑새 한 마리 날아온다 지가 너무 아름다워 애련한 눈
무감한 세상을 쓸쓸히 내려본다
저 멀리 파랑새 무리 모였다 흩어졌다 또다시 모이며
오선지 그린다
태양은 파랑새 무리의 연주에 따라 파장을 모았다 펼치며
화음을 찾는다
빛 파장의 베이스를 조율하는 노을은
천 결의 남색과 천 결의 녹색이 담긴 만 빛의 노랑과 파랑 깃털로
오선지에 야상곡을 잣는다
같은 전철 같은 칸 나란히 앉은 외 파랑새 닮은 눈동자 눈동자
스스로 너무 애련해 외로운 시선마다 조율된 빛을 건낸다
망각만큼 까아만 밤에도 지워지지 못하고 떠다니는 악몽 색 풍선
속에서 각자 배꼽에 코 박고 잠 못들고 있다
배꼽은 자꾸 커져 풍선을 가득 채운다
배꼽이 커질수록 다른 풍선은 보이지 않고
다른 풍선이 가려질수록 배꼽은 더 커진다
풍선 조만간 터지겠다 각자
악몽이 토한 색색깔 섞여 까망이 되겠다
망각처럼 너그러운 까망일까 비가 오시면 조금 닦일까
나의 둥근 몸뚱이 점점 더 가벼워지고 점점 더 투명해진다
올라가다 올라가다 먹먹한 충격 거대한 덩어리 속 아무런 저항도 없이
먼저 도착한 투명한 몸뚱이 클라우드 내 몸 이제 없고 또 있다
곧 비가 내리시겠네 각자 온 길을 다 함께 또 각자 내려가면 되겠네
우리 지나는 길만이라도 까망이 조금 엷어질까
집에 가면 이제 문이 열려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