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의 자장가
오늘도 참 수고 많았어
껍데기 안에 몸을 동그랗게 구겨 넣고
따뜻한 숨결을 따라 오늘치의 상처를 핥아
성공한 사람들이 매일 지키는 7가지 습관을 다 지키지 못 했어도 괜찮아
1% 재력가들의 12가지 수칙을 다 이행하지 못 했어도 괜찮아
너는
오늘 하루치 세상에 충분한 의미였어
너에게도 비밀인 너의 임무를 충분히 완수했어
가르치는 사람만 너무 많아
믿지도 않으면서
동반하는 사람은 없어
각자 안에 갇혀서
마치 항상 뭔가를 잘못하는 것 같지
마치 항상 뭔가를 다 안 한 것 같지
언제나 더, 또 더 해야 할 것 같지
주눅들어 숨어있는
너를 데려 와
그리고
들어봐
마리의 자장가
너를 위한 노래
도시의 소음 위로 들키지 않고 떠오르는 소리
가벼운 속삭임처럼 네 귓가를 스치는 소리
자판 두드리는 소리 클릭 소리 자판기 물 떨어지는 소리 메세지 알림 소리 소리지르는 소리 빈 의자 돌아가는 소리 외투 자락 뜯기는 소리 동전 떨어지는 소리 가래 기침 소리
지나가다 되돌아와
네 어깨를 토닥이는 바람의 숨 소리
네 머리를 쓰다듬는 빗 소리
단단한 도시의 밤도 깨부수는
독선적 사이렌 소리
그 아래
여전히 평화로운 호흡
너를 위해 남겨진 숨결
들어봐
마리의 자장가
너를 초대하는 소리
길고양이 소리 윗집 아기 뛰는 소리 슬리퍼 끄는 소리 신호등 바뀌는 소리 쓰레기차 소리 창 틈에서 낄낄거리는 바람 소리 물 끓는 소리 모니터 가글 소리 이불 펴는 소리
네 덕택에 오늘치 세상도 완성되었어
네가 잃어버린 동전의 빈 자리가 세상의 균형을 맞춰
네가 지워버린 파일의 구멍이 지구의 과부화를 막아
너의 공백은
모두 기를 쓰고 가득 채운 까만 화폭 위에 별을 만들어
그렇게
그 캄캄한 공간은 하늘이 돼
너의 빈틈은
빈틈없는 세상에 역슬레시만한 틈새를 만들어
그렇게
이 세상은 아직 숨을 쉬어
오늘도 참 잘 살았어
들어봐
마리의 자장가
빈 자리로 스치는 노래
부족한 자락에 울리는 노래
너를 축복하는 소리
낭독으로 들어보세요
신기한 블로그다. 근데 뭔가 정말 위로가 된다...
답글삭제감사합니다 ... 그냥 눈물이 나요
답글삭제읽고 울컥하였어요! 치유 받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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