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9월

친구이야기 (某디자이너) : 가난하거나 추하거나

 

가난하거나 추하거나

 

충혈된 겉도는 검붉은 하늘

하찮게 빛나는 수백 개의 다이아몬드

무게에 처진 주름살 낡은 거미줄 처마  

어스름이 드러누운 거리의 후려갈기는 조명

니르바나인 아편 같은 아래

 

빠진 원숭이 머리통 같은 가방

창피하지 않아 

현실 너머로 인도하는 가격표

어떠한 추함도 면죄부로 정화하나니

 

이빨 빠진 해골바가지 핑크리본 대머리 

간택을 기다리며 늘어선 손님 

아래로 나른하게 내려

때로는 날개까지 달고 천사인 알아

 

해골이건 빠진 원숭이 머리통이건 

변기 그려 유명해진 화가 따라 변기 모양 가방이건

니이들이 트레엔드를 아알아아?

원숭이 대가리 해골 변기 키들거린다

 

언제부터인지 그들은 신이 되었다

조명 오레올을 뒤집어쓰고 군림하는 신이 되었다

모여라 숭배자들아 발아래 

욕망하여라 나를 혼신을 다하여

오늘도 트렌드 카타콤에서는 흥건한 축제가 출렁인다

 

숭배자들은 

그렇다고 하니까 그렇게 보게 되었고 

그렇게 보이니까 그렇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모두 그렇게 하니까 그렇게 해야 것 같았다

 

일만 일하면 거라던 팔딱이던 장담은 이제 대꾸가 없고

일만 지나면 거라던 임시직은 젊음이 떠난 자리에 흉터처럼 영구이식되었다 

일에 일이 지나도 

니르바나의 가격표 끝에 도달할 없다는 깨달음을 얻고 유순한 어린 양이 되었다 깨달음이 클수록 신에 대한 경외와 갈망도 커진다

 

오레올 몽환 속에 샴페인 꿈꾸며 신을 따른다

보보사싸 보싸보싸 보사노바 리듬을 타고 절벽으로 절벽으로

순한 양들 신을 위해 기꺼이 몸을 날린다 

지폐처럼 가볍게 나풀나풀 

조커의 찢어진 입처럼 커다랗게 열린 니르바나를 향해

하나 가볍게 봉실봉실

위로 

카타콤 헤비메탈 축배 사운드 천둥 벼락 요란한 공기를 찢고 

불꽃은 지폐의 영혼처럼 가볍게 나풀나풀

부스러기처럼 퍼지는 샴페인 거품 향도 봉실봉실

 

엄마 엄마 저거 너무 못생겼어

 

오레올 꺼진다

트렌드 카타콤 변기 춤추던 원숭이 해골 그림자 사라진다

쉬웠다

가난해도 추해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