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9월

친구이야기 (某군) : 한 시인의 레시피

 

한 시인의 레시피


배고픈 머슴처럼 또 부엌 앞을 서성여

안에서 보채는 아이를 달래려

 

사지의 발동기를 조용히 멈추면

머릿 속에서 몽골몽골 기어나와

자정으로 설정된 업로드 데이터처럼

얼음 잔 표면에 맺히는 땀처럼

 

엄마닭 옆구리를 간지르며 나오는 병아리처럼

오는 듯 안 오는 듯 그렇게도 와

소리없이 움직이는 보안 서버처럼

아이스커피 위에서 밀당하는 우유처럼

 

뜨거운 피가 흐르는 펄떡이는 상처는

그대로 삼키면 내장을 난도질해

풀려버린 멀웨어의 연쇄 헤킹처럼

억지로 마신 폭탄주의 후유증처럼

 

있던지도 모르게 묻혀 있던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잊혀 있던

그러다

고래의 사체처럼 펑, 터져

부패한 내장의 파편이 곤두박질칠라치면

차라리 핵폭발이 그리워질 지경이야


정갈한 사당에 겸손한 향을 피우고

조바심을 달랠 주문을 만들어

서버 이미지를 만들고 데이터를 백업해

시뮬레이션과 버그데텍터도 가동시켜

안에서 보채는 아이를 달래러

사당에서 날뛰는 사냥감을 재우러

재부팅도 시켜보고 내친김에 업그레이드도 해


촌스러워도 자주 그리운 오랜 맛이 서툴러

할머니가 된 엄마의 간절한 손을 생각해

나무  옹이 닮은 마디마디가 묵주 알처럼 가지런한

최신 센서도 감당 못하는 굳어버린 피부

레시피의 혼 


댓글 2개:

  1. 댓글 등록이 안되는 곳이 있어요... 구글이 블로그 개발 안하나 본데요 다른 인터페이스 써보세요 티스토리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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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변하는 시대정서에 갈등하나요 이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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